서학개미, 기술주·ETF 대거 매도세 강화… 반도체 하락 베팅·장기채 매수로 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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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매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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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매도세
(사진 출처 – AI 생성 이미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DB 금지)

서학개미(미국 및 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매도세 강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부과 확대 조짐과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겹치면서, 그간 비중을 높여왔던 기술주와 고위험 레버리지 ETF에서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종목에서는 저가 매수와 방어적 자산 선호가 동시에 진행되며, 시장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복합적인 판단이 드러나고 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5월 들어 전날까지 미국 주식시장에서 약 9억7928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매도 상위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대표 기술주가 포함됐으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의 성장주에 대한 정리 매물이 집중된 모습이다.

특히 고위험 레버리지 ETF에서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ICE 반도체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SOXL ETF는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상품으로, 반도체 업종 전반의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TSLL ETF 역시 매도 상위 3위에 오르며, 테슬라 관련 투자심리의 급격한 위축을 보여줬다.

이번 매도세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원화 강세가 꼽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80~1390원대에서 움직이며, 불과 한 달 전 1500원선을 위협하던 흐름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일본 등 무역 파트너에게 통화 절상을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도 달러 약세 흐름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매도와 함께 반도체 하락에 ‘베팅’하는 전략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서학개미들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CE 반도체 지수가 하락할 경우 수익이 발생하는 SOXS ETF였다.

이는 SOXL의 반대 방향 상품으로, 최근 반도체 주가의 하락 가능성에 대비한 헤지 포지션으로 해석된다.

한편, 매도세와 동시에 저가 매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로, 최고경영자 교체와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연초 대비 47%가량 하락하자 오히려 매입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장기채 ETF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순매수 3위에는 미국 20년 이상 만기 국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가 올랐다.

이는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장기채 금리의 저점 진입 판단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 안재균 연구원은 “단기 불안이 상존하지만, 미국 10년 이상 국채는 저가 매수 영역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많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서학개미들의 매도세가 단기 변동성 회피를 위한 일시적 조정인지, 중장기 전략의 변화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주와 고위험 ETF에 대한 이탈이 동시에 나타나는 점은 리스크 회피 성향이 뚜렷해졌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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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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