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도요금 청구서 전면 개편…큰 글씨·QR코드·친환경지로 더 쉽게

서울시가 오는 7월부터 수도요금 종이 청구서를 전면 개편한다. 연간 약 1200만 건 발송되는 수도요금
청구서가 이번 개편을 통해 시민 눈높이에 맞춰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탈바꿈한다.
디자인부터 용어, 납부 방식, 용지까지 전방위적인 개선이 이뤄져 시민 편의는 물론 친환경 행정까지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청구서의 가독성 향상이다. 기존 청구서에서는 납부 금액이나 납부기한, 고객번호와
같은 핵심 정보가 작은 글씨와 복잡한 구성으로 시민의 불편을 초래했다.
개편된 청구서에서는 이러한 핵심 정보가 전면에 크고 명확한 글씨로 표시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고령자나 시력이 좋지 않은 시민들도 보다 쉽게 청구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청구서의 전반적인 레이아웃도 간결하게 바뀐다. 기존에는 4단(21×35.5cm)으로 구성돼 종이가 길고
복잡한 인상을 줬지만, 이번 개편으로 3단(21×28cm) 크기로 축소되면서 훨씬 간편한 형태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정보의 중복 표기는 과감히 삭제됐고, 기술적인 용어나 행정 관행에 기반한 용어도
보다 일상적이고 친숙한 표현으로 교체됐다.
예를 들어, ‘수용가’는 ‘수도사용자’로, ‘수용가번호’는 ‘점검번호’로 바뀌었다. 시민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용어를 다듬은 것이다.
이번 청구서 개편은 단순한 디자인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친환경 효과도 기대된다. 청구서 용지를 친환경 재생용지로 전면 교체하면서 종이 사용량도 줄인다.
서울시는 이번 개편으로 인해 연간 약 5800만 원의 제작 및 발송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재생용지 도입을 통해 추가로 약 2200만 원의 비용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변화로 연간 약 14.3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친환경 정책과 맞닿은 부분으로, 행정서비스 개선이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납부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그동안 청구서 하단에 인쇄되던 OCR 밴드는 폐지된다.
OCR 밴드는 기계가 납부 정보를 인식해 처리하는 기능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실제 사용률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서 공간만 차지하고 시민들 사이에서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과감히 제외됐다.
대신 고객 전용 입금계좌, 전자납부번호, QR코드 등 디지털 기반의 간편 납부 수단을 확대 제공한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간편 결제가 보편화된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청구서의 실용성과 편리함을 더했다.
서울시는 이번 개편을 단발성 조치로 끝내지 않고, 향후에도 지속적인 개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는 “이번 청구서 개편은 행정 효율성과 시민 만족도 제고, 환경 보호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서울시의 수도요금 청구서 개편은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변화로, 단순한 양식 변경을 넘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행정 혁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시민 중심의 디자인 개편, 친환경 재생용지 도입, 간편한 전자납부 방식 확산 등은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