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4조6000억…시장 전망 23% 하회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과 재고 관련 일회성 비용, 여기에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 제한 여파까지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4조 원대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는 8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94% 줄어든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31.24% 감소하며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특히 이번 수치는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6조69억 원)를 23.4%나 밑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 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3년 4분기(2조8247억 원) 이후 처음이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23년 2분기(6685억 원) 이후 2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매출 또한 74조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09% 줄고, 전 분기보다는 6.49% 감소해 전반적인 매출 둔화 흐름도 이어졌다.
실적 하락의 핵심 원인은 반도체 사업 부진이었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AI 반도체 중심의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대중국 수출 제재로 인해 제품 출하에 제약이 생기고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회사 측은 설명자료를 통해 “DS는 재고 충당 및 첨단 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개선된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은 고객별로 평가 및 출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메모리 사업 부문 역시 고전했다.
삼성전자는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대중 제재로 판매 제약 및 관련 재고 충당이 발생했으며, 라인 가동률 저하가 지속돼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요 회복과 함께 가동률이 개선돼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고부가 메모리 수요의 본격 확대가 늦춰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AI 반도체 시장 확장이라는 장기적 기대 요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규제와 공급망 이슈, 라인 운영 차질 등이 단기 실적을 제약하는 구조다.
업계는 하반기 삼성전자가 HBM 공급 확대 및 고성능 파운드리 수주 확보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와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의 전략적 전환이 성과로 이어질 경우 하반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