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억4800만원대 횡보…관세 불확실성에 ‘방향성 실종’

비트코인이 9일 오전 기준 1억4800만원대에서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강경 발언 이후 시장에 경계심리가 형성됐지만, 가상자산 가격은 큰 반응 없이 제한적 움직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9일 오전 8시 50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26% 오른 1억4835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0.14% 상승한 1억4830만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세를 반영하는 코인마켓캡에서는 0.63% 오른 10만8958달러로 집계됐다.
이더리움 또한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빗썸과 업비트에서는 각각 1.69%, 1.57% 오른 355만원에 거래됐으며,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2.82% 상승한 2614달러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외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김치프리미엄‘은 이날도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사이트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오전 9시 17분 기준 김치프리미엄은 -0.79%로,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해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시장의 관망 기조는 트럼프의 SNS 발언 이후 더욱 짙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관세는 오는 8월 1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며, 기한 연장은 없다”고 밝히며, 구리, 의약품, 반도체 등 품목에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시장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수개월 동안 트럼프의 관세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거론된 데 따른 ‘내성 효과’가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온체인 지표 분석에서도 비트코인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현재 비트코인의 메이어 멀티플(Mayer Multiple) 지수가 1.1 수준으로, 이는 과거 강세장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렉트 캐피털은 “지난 2023년 4월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550일이 경과하는 시점인 오는 10월이 사이클 정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이는 지금이 강세장의 중간 지점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글로벌 공포·탐욕 지수도 점차 낙관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지수는 66점으로 ‘탐욕(Greed)’ 수준을 유지했으며, 전날 65점보다 소폭 상승했다.
시장은 당분간 관세 불확실성과 연준 통화정책,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 등을 주시하며 제한적인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온체인 데이터상 저평가 구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 대비 진입 타이밍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