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화재로 초등생 자매 숨져…8일 만에 또 참사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생 자매 두 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다시
일어났다.
이번 화재는 불과 8일 전 부산의 또 다른 아파트 화재로 인해 초등학생 자매가 숨진 사고와 유사한 양상으로
발생해, 어린이 안전과 관련한 경각심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58분께 기장읍의 한 아파트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아파트에 있던 초등학생 언니(8)와 동생(6)는 각각 거실 중문과 베란다 인근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부모는 자매를 집에 남겨둔 채 외출한 상태였으며, 화재 발생 시점은 부모가 자리를 비운 지 약 30여 분 만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2007년 3월에 준공된 건물로, 현재 소방 관련 법령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는 13층 이하 공동주택이다.
하지만 화재가 거실과 베란다 쪽으로 급속히 번진 데다, 밤 시간대 발생으로 초기 대응이 어려워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화재 발생 직후 아파트 관리소는 경보 방송과 함께 연기를 감지하고 119에 신고했으며, 신고 접수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33분께 화재를 완전히 진화했지만, 이미 자매는 심정지 상태였고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화재 당시 주민 100여 명이 대피했으며, 아파트 내부 거실과 베란다는 대부분 불에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3일 오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과 함께 전기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을 놓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고는 특히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저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1992년부터 16층 이상 아파트에, 2005년부터는 11층 이상, 2018년부터는 6층 이상 아파트 전 층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기존 건축물 중 다수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방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저층 아파트에 대한 화재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피해 아동의 유가족은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에 빠졌으며, 주민들은 “이렇게 잦은 화재 사고가 반복될 줄은 몰랐다”며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동주택에 대한 안전점검과 함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주거 안전망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기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아파트 단지 내 화재 예방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과 더불어,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