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 완벽투에 KT 4연승 질주… 퍼펙트 아깝지 않았다

KT 위즈가 에이스 고영표(33)의 눈부신 역투를 앞세워 시즌 첫 4연승 성공했다.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KT는 2-1로 승리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의 중심에는 7.2이닝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인 고영표가 있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고영표는 6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 타선을 상대로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 고영표는 7회 2사 후 양의지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며 퍼펙트 기록이 깨졌다.
이어 김재환에게 사구까지 내줬으나, 양석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8회 2사 후 강승호에게 2루타를 맞고 다시 주자를 내보낸 고영표는 이어진 타자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1, 2루 위기에 놓였고, 결국 정수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줬다.
하지만 92개의 공을 던진 뒤 마운드를 넘긴 박영현이 침착하게 뒤를 막으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KT는 경기 중반까지 두산 선발 최승용의 호투에 막혀 점수를 내지 못했으나, 6회초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문상철의 볼넷과 허경민의 안타로 만든 1, 2루 기회에서 김상수가 적시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권동진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귀중한 추가점을 보탰다.
두 점을 지켜낸 KT는 결국 2-1로 승리하며 시즌 첫 4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고영표는 퍼펙트 투구가 깨진 아쉬움보다 효율적인 경기 운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비율이 높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경기를 풀 수 있었다.
최근 경기보다 체인지업 제구가 잘 되면서 경기 운영이 편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퍼펙트 투구가 깨진 데 대해서도 “크게 의식하지 않았지만, 아마 내가 지금까지 가장 오래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것 같다.
세트포지션에서 밸런스가 좋지 않아 그 부분을 빨리 고쳐야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영표는 팀 상황 속에서도 본인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경기 전에 감독님이 손동현의 부상으로 ‘7회까지 던져야 한다’며 농담처럼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7이닝 넘게 던져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불펜의 핵심인 손동현이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한 달 이상 결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발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고영표는 “좋은 후배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다. (강)백호도 오늘 경기 중에 발목을 다쳤는데, 하루빨리 회복해서 팀의 상승세에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동료들의 회복을 기원했다.
이번 승리로 KT는 중위권 경쟁에서 확실한 추격 태세를 갖추게 됐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선발과 불펜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KT는 고영표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이 맞물리며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시즌은 길지만, 이날과 같은 집중력과 에너지라면 상위권 재도약도 결코 꿈만은 아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