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급식 조리 로봇 시범 도입…9월부터 3개 학교 운영

서울 강남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학교 급식 조리에 로봇 기술을 도입한다.
오는 9월부터 관내 3개 학교에서 조리 로봇 실증사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며, 급식
노동자의 근무 여건 개선과 급식 효율 향상을 동시에 겨냥한 사업이다.
강남구는 17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한 ‘서비스 로봇 실증사업’ 공모에 선정돼 관내 학교급식 조리현장에 조리 로봇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조리 자동화와 급식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입 예정인 조리 로봇은 튀김, 볶음, 국·탕 조리가 가능한 3in1 다기능 시스템이다.
특히 기존의 전기 조리 인프라 확장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스를 기반으로 하고, 스팀과의 멀티 제어 기능까지 갖춘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현장의 설비 변경 부담이 적고 실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강남구는 이번 로봇 도입이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급식 조리 종사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조리 로봇이 고온 환경, 중량물 취급, 반복적인 동작 등으로부터 조리 종사자를 보호해 업무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직업병 예방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학교 급식노동자 4명 중 1명은 폐에 이상 소견이 발견됐으며, 근골격계 질환 등 만성 질병에 시달리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조리 종사자 결원율이 가장 높고, 서울 평균 대비 3배에 달하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구는 이번 실증 사업을 통해 로봇과 사람 간 협업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 종료 후에는 인증기관을 통해 폐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개선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조리 종사자의 근무 여건 개선 자료로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교육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인 급식 제공과 조리 종사자의 근무 환경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세준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